외국인 빈자리 연기금이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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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빈자리 연기금이 메운다
  • 임종성 기자
  • 승인 2011.02.06 2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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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들이 연일 증시에서 주식을 사고 있다. 단기적인 주가 등락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집트 정국 불안으로 위기가 고조되었을 때도 연기금들은 매수세를 멈추지 않았다.

이런 연기금은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는 외국인들과 투신의 수급 공백을 메우고 있다. 불안한 장세에서 연기금이 안전판 구실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연기금의 주식 매수는 거침이 없다. 지난 1월 연기금이 순매수한 규모는 8200억원으로 지난해 월평균 순매수 금액인 7500억원을 뛰어넘었다. 특히 신흥국 시장에서 외국인 이탈 가속화, 이라크 정쟁으로 인한 글로벌 위기 등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일까지 8일 연속 연기금들은 국내 시장에서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시장에서는 언제까지 연기금들이 이런 행보를 보일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 매수세 당분간 이어질 듯

= 이는 현재 증시 주요 주체인 외국인들이 시장에서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투신권도 증시에 본격적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사실상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연기금마저 증시에서 빠져나간다면 증시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연기금 측은 당분간 매수 우위 포지션을 바꿀 의향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들이 올해 주식운용 계획을 세울 때 비중을 확대하기로 한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주식투자 목표 비중이 16.6%였는데 17%까지 투자했다"며 "올해는 6조9000억원을 주식시장에서 추가 매수할 계획이지만 시장 환경에 따라 그 비중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권재환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자금운용본부장도 "올해도 주식을 추가로 매수하면서 주식 투자 비중을 22%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기금들도 큰 조정 없이 상승하는 증시가 부담스러운 눈치다.

권 본부장은 "코스피가 2000을 넘으면서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조정이 올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이머징 아시아 증시에서 이익 실현 패턴과 기업들 실적 모멘텀이 지난해와 달리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세를 이끌 만큼 뚜렷하지 않다"며 "이런 측면에서 연기금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에서 주요 매수주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어떤 종목 샀나

=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대형 우량주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지난 1월 연기금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현대중공업이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 이어 올해도 실적 개선 부분에서 크게 기대를 모으고 있는 종목이다.

허성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은 올해도 사상 최대 규모인 4조원 순이익 달성이 기대된다"며 "비조선 사업 분야 성장으로 고른 사업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연기금이 많이 산 종목은 하이닉스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기기 관련 매출 증가가 회사 밸류에이션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1분기를 저점으로 실적 회복 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M&A 이후 건설 대장주 모습을 확실히 한 현대건설, 살아나는 IT 수요로 인해 100만원을 돌파한 삼성전자 등도 연기금 매수 바스킷에 들어갔다.

연기금들은 지주회사들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지주회사는 올해 증권업계가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기업군이다. 1월 매수 순위 3위와 5위를 LS와 GS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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