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금융 도우미 OTP, 은행들은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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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금융 도우미 OTP, 은행들은 "나 몰라라"
  • 공무원타임즈
  • 승인 2010.10.2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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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전자금융거래를 위해 도입된 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OTP)가 은행들의 무관심으로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권과 보안업계에 따르면 OTP 보급 일선에 있는 은행 직원들 조차 관련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고객을 대상으로 설명을 해줘야 하는 은행 직원들이 OTP의 개념과 이용법조차 몰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 것.

OTP는 첫 도입 이후 거래규모가 큰 법인고객을 중심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일선 은행에서는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해 일반 이용자들에게 확대되지 못하는 있는 상황이다.

◆OTP가 금융상품?…인식부족이 문제

얼마 전 망가진 OTP를 교체하기 위해 은행을 방문했던 A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은행 직원에게 단말기 교체를 부탁했는데 담당 직원이 OTP가 뭔지도 몰랐던 것.

그는 "고객이 은행 직원에게 설명을 해주는 웃지못할 경험을 해야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고객 불만 사례가 접수되면서 사실 확인을 위해 직접 강남 인근 은행의 대형 영업점을 찾았다.

OTP 단말기 신청을 위해 접수를 의뢰했더니 돌아온 답변은 "OTP라는 상품은 없습니다"였다.

직원들 중에 OTP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질문을 받은 직원은 서로 여기저기 수소문하다가 나중에서야 담당자라는 사람이 나와 대응을 했다.

그나마 담당자의 답변은 "OTP 단말기는 현재 저희 영업점에 비치된 것이 없습니다"였다.

올 3분기 OTP 거래건수는 9천600만건이다. 조사가 시작된 2007년 3분기 거래건수 1천200만건에 비해 8배가 증가했다. OTP 개수 또한 초기 86만개에 비해 5배가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거래규모가 큰 법인고객에 한정된다.

시중 A대형은행에 문의해 아이뉴스24가 조사한바에 따르면 10월 현재 당행OTP사용중인 개인고객은 41만7천266명, 기업은 41만2천611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치상으로 개인고객이 더 많지만 한 기업에서 평균 5~6개의 OTP를 사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개인 고객의 OTP 사용비율은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OTP는 유료구입을 해야하는 데다, 1회 1천만원, 1일 5천만원 이상 거래에만 의무적용되기 때문에 소액 거래를 하는 일반 이용자들의 요구가 그리 높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온라인 보안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전자금융거래에 대한 위협 역시 정비례 하면서 개인 고객 사이에서도 OTP 이용 요구가 차츰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정작 이를 보급하고 알려줘야 하는 은행들이 OTP가 뭔지 조차 모를 정도로 무지하고 무관심하다는 점이다.

OTP를 취급하는 관계자들도 OTP에 대한 은행의 인식이 낮다고 입을 모았다.

강우진 OTP통합인증센터장은 "보안 안전성이 거의 완벽에 가깝지만 그만큼 개인사용자의 인식은 높지 않다"며 "기관주도의 홍보는 한계가 있는만큼 금융권 내의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지만 미진한 듯 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B은행 관계자는 "금융권 역시 OTP활성화를 시도 중이지만 모든 사용자에 강제할 수 없는 만큼 적극적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했다.

◆OTP보안성 신뢰해야…적극적인 홍보 필요

따라서 적극적인 OTP 이용 유도는 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문의하는 고객에게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 만큼의 교육과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금보연은 홈페이지를 통해 OTP사용을 독려하는 동영상을 게시 중이다. 또 각 은행 등 금융기관에 OTP홍보 포스터와 안내책자를 배포, 'OTP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안희정 팀장은 "OTP에 대한 일선 현장의 인식부족은 사실"이라며 "1등급 보안매체로 안전성과 편리성을 강조한 홍보를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보안연구원 같은 단체에서만 홍보활동을 할 것이 아니라 일선 은행에서도 OTP의 장점과 안정성을 바르게 인지하고 원하는 고객에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우진 OTP통합인증센터장 역시 "OTP는 고도화되고 복합적인 해킹기술로도 뚫기 힘든 매우 안전한 보안매체"라면서 "은행에서 이를 제대로 교육하고 직원들의 인지를 환기시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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