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발생 첫날부터 현장 지켜온 경북도 박순보 농수산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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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발생 첫날부터 현장 지켜온 경북도 박순보 농수산국장
  • 이경원 기자
  • 승인 2011.02.2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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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28일 경북 안동시 와룡면에서 첫 발생한 구제역이 석달 가까이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16일 현재 전국의 소와 돼지 1,323만 마리 중 25.2%인 334만 마리가 매몰됐다. 이중 경북에서는 221만 마리 중 17.3%인 39만2,022 마리가 묻혔다. 정부는 살처분 방식에서 6개월 단위로 예방백신을 놓기로 방향을 틀었지만 이미 환경오염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매몰지 문제다. 봄철 해빙기를 앞두고 경북 18개 시군의 매몰지 1,040곳 등 전국 4,410곳의 매몰지에 대한 환경 문제는 발등의 불이 되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방역활동 중 안동과 고령 등 경북에서만 4명이 숨지고 56명이 부상했다. 구제역 발생 첫날부터 현장을 지켜온 경북도 박순보(57) 농수산국장으로부터 구제역 발생 후 사후관리까지 대책을 들어본다.

_구제역 발생경로에 대한 설이 분분하다.

"홍콩ㆍ러시아 및 지난해 경기 강화도에서 발생한 구제역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구제역 최초 발생지가 안동의 양돈단지고, 농장주가 지난해 11월초 베트남 여행 후 소독조치없이 귀국한데다 잠복기 등을 고려할 때 베트남을 여행한 축산농가의 관련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_발생 석달이 가까워졌다. 언제쯤 구제역이 끝나겠는가.


"구제역 종식선언은 전국 모든 발생지역의 이동제한 등 방역조치가 해제된 시점에 농식품부장관이 선언한다. 예방접종과 항체형성율을 살펴본 결과 소는 1차 예방접종 2주 후 항체가 100% 형성된다. 하지만 돼지는 1차 예방접종 2주 후 60%, 3주 후 80%, 2차접종 1주 후 100% 형성되기 때문에 돼지 2차 예방접종이 끝나고 한 주가 지나는 다음달 중순 이후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

_정부가 구제역 발생 시 살처분하는 대신 6개월 단위로 예방백신을 놓기로 했다. 청정국 지위 유지를 위해 살처분을 고집하던 때와 확연히 다른데….

"예방백신을 놓더라도 청정국 지위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2년 동안 구제역 발생이 없고 발굽이 두 개인 우제류 가축에 대한 혈청 예찰을 통해 과거 1년간 구제역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이 없으면 백신접종 청정국이 될 수 있다. 실제 구제역 예방접종 1개월 후인 지난달 25일 이후 발생이 눈에 띄게 줄었고 살처분되는 가축도 같이 감소했다. 전국 우제류 가축 1,300만 마리에 대한 1회 접종비용은 130억원 정도로 이번 구제역 발생에 따른 경제적 손실보다는 작기는 하다. 하지만 구제역 비청정국으로 떨어진 국가의 품격은 쉽게 수치로 환산하기 어렵다."

_축산농가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뾰족한 회생방안이 있는가.

"긴급처방으로는 매몰 보상금과 생계안정자금, 경영안정자금 등 각종 보상금 추정액의 50%를 우선 지급하고 있다. 또 가축 재사육을 원하는 농가에는 입식자금을 지원,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한편 이번 구제역 사태를 계기로 축산환경을 깨끗히 정비, '국가 친환경 축산산업클러스터'를 구축할 것이다. 친환경 축산모델을 개발, 보급하고 지역의 거점 단위로 방역 및 기술개발 체계를 구축하며 축산 유통과 생산 등 관련 산업을 육성하겠다. 지역 축산여건에 맞는 모델을 보급, 경북이 우리나라 대표 축산업 메카가 되도록 하겠다."

_매몰지 환경 오염이 현실화하고 있다. 환경 재앙이 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있는데….

"경북의 매몰지는 전국 4,400여개소의 23% 수준인 1,040개소다. 지난달 오염이 우려되는 경북의매몰지 90곳을 조사한 결과 61개소가 정비대상으로 확정됐다. 도는 지하수 오염방지 등 사후관리를 위해 국비 82억원을 확보해 다음달까지 공사를 끝낼 계획이다. 도는 또 매몰지 위치와 정비현황 등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3차원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전국 처음으로 구축, 5급 이상 간부공무원을 관리책임자로 지정하는 '매몰지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사후관리에 필요한 국비 114억원을 중앙대책본부에 건의했다.

_방역활동 중 아쉬운 점은.

"발생 초기 구제역 진단 장비와 권한이 지방에 없다. 기껏해야 구제역 감염 후 일정기간 지나야 생성되는 항체를 검사할 수 있을 뿐이다. 질병 초기 진단 가능한 항원간이키트와 정밀검사 권한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만 할 수 있어 시간싸움에서 벌써 밀리게 되는 것이다. 권역별로 수의과학검역원 분원을 설치하거나 지방 가축방역기관 실험을 보완해 정밀검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_구제역 백서를 만든다고 들었다.

"구제역 발생상황과 방역대책, 조치사항, 피해농가 지원내역, 방역 추진 과정의 문제점, 개선사항 등을 발굴해 백서에 담을 계획이다. 경북의 상황을 중심으로 전국의 조치까지 다 담게 되면 앞으로 구제역 발생 때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구제역의 교훈은 무엇인가.

"질병 검사와 매몰, 이동제한 등 가축방역 관련 권한을 지방정부에 대폭 이양해야 발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이번 구제역만 보더라도 살처분과 매몰범위가 5회나 변경되는 등 지침변경도 너무 잦다. 현재 지역 단위로 되어있는 구제역 매뉴얼을 전국 규모로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 또 돼지와 소를 수천, 수만 마리 키우는 농장주가 구제역 발생 위험국가를 다녀오면서 방역조치를 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각오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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